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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진화 선물 시간, 시각피질 변화, 눈의 움직임

by 빛의 라 2024. 3. 13.

독서는 뇌 진화에 기여했고, 뇌 진화는 대외피질의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된 덕분이다. 결국 뇌 진화는 우리에게 시간을 선물로 주었다. 먼저 독서를 시작할 때, 시각피질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눈의 움직임 역시 뇌의 자동화에 기여한다.

뇌 진화 선물

 

독서하는 뇌가 고도진화한 대가로 받는 가장 중요한 선물이 바로 시간이다. 독서에 연계된 뇌의 프로세스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일부는 한 번 활성화되었다가 추가적인 개념 정보 통합이 필요해지면 나중에 재활성되기도 한다. 독서에 주의를 기울일 때 제일 먼저 세 가지가 작동한다. 기존에 하던 다른 일에서 주의를 뗄 때 두정엽이 관여한다. 그리고 텍스트로 정신을 돌리 때는 중뇌가 작동하며  '상구'라고 불리는 안구 운동을 시킨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문자와 단어에 주의를 집중할 때는 뇌의 다섯 개 층에서 나오는 정보를 원활하게 중개하는 '시상'이라는 뇌의 배전판 부분이 관여한다. 마지막에 독서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전두영역의  '집행망'이다. 집행망은 전두엽 안쪽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양쪽 전두엽에서 좌뇌와 우뇌 사이 움푹 파인 부분 아래 놓여 있는 상당히 넓은 영역으로 '대상회 혹은 뇌이랑'이라 불리는데 이 부위 중 앞쪽이 독서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다른 전두 영역에서 나오는 정보를 조정하고 통합시키는 일, 작동 기억이라고 불리는 특정한 기억의 사용을 조정하는 일 등에 깊이 관여한다. 독서를 시작할 때 이 모든 행위가 자동적으로 빠르게 작동한다.

독서를 할 때 일련의 단어들, 특히 상당량의 의미와 문법 정보가 들어 있는 단어들을 식별하 때, 우리 뇌는 작동 기억과 연합 기억을 동시에 사용하게 된다. 숙련된 독서가는 0.05초에서 0.15초까지 문자를 인지하고 뇌를 변화시킨다. 해독 과정이 거의 자동화됨에 따라 유창하게 독서하는 뇌는 1밀리 세컨드의 시간 여유가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많은 은유, 추론, 유추와 감정과 배경 지식의 통합 방법을 배운다. 뇌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하며 얻게 된 시간이라는 선물 덕에 '끝없이 기상천외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의 생리적 기반이 마련된다. 독서 행위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시각피질 변화

 

독서를 학습하면 뇌의 시각피질이 변화한다. 시각 체계는 물체 인지와 특화할 수 있으므로 이제 숙련된 독서가의 시각 영역은 문자, 문자 패턴, 단어 등 시각적 이미지를 담당하는 세포망으로 가득 채워진다. 숙련된 독서가는 흔히 사용되는 문자 패턴이나 단어를 보면 그것의 고유 네트워크를 작동시킨다. 그 문자 패턴이나 단어 안에 들어 있는 직선, 대각선, 원 등을 담당하는 아무 연관성 없는 무수히 많은 개별 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러한 작동 원리는 '함께 발화된 세포들은 함께 머문다'라는 생물학에서 흔히 말하는 원리가 적용된다. 뇌 역시 연결 회로를 구축해 뇌 전체에 분포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든다. 시각 및 철자 패턴 표상에서부터 음운론적 표상에 이르기까지 뇌 전체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표상의 각 유형마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스티븐 코슬린의 연구도 이것을 증명한다. 실험자에게 어떤 의미 있는 단어를 생각하라고만 하여도 마치 눈으로 직접 그 단어를 읽었을 때와 같이 동일한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아주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한 프로세스와 네트워크가 작동한 것이다. 시각 영역과 시각 연합 영역이 시각적 패턴에 응답했다. 전두, 측두, 두정 영역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처리된다. 시각적 표상을 언어 정보와 개념 정보에 연계시키기 위해 뇌 뒤에 있는 세 개의 후엽의 접합점에 있는 각회 역시 발화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뇌의 프로세스들이 자동으로 연계되면서 독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연산 구조가 선조전 시각피질 상에 새로 생겨난다. 시각피질의 변화와 대뇌피질의 연계로 이제 숙련된 독서가는 0.05초에서 0.15초까지 문자를 인지한다. 

 

 

눈의 움직임

 

자동성에 기여하는 또 하나는 텍스트 사이를 오가는 눈의 움직임이다. 눈의 움직임은 매끄럽고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구 운동 전문가 키스 레이너는 우리의 안구가 단속성 운동이라 불리는 미세한 움직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중심시와 중심와로부터 정보를 모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안구가 정지하는 순간이 발행한다. 그 시간은 최소 10퍼센트로 눈이 아주 살짝 뒤로 되돌아가서 과거 정보를 회수하는 일에 할당된다. 

눈의 구조적 특성상 사람은 중심와 주변부의 '전방'을 내다볼 수 있다. 한 줄의 텍스트 문장에서는 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주변시 부분까지 볼 수 있다. 영어를 읽는 경우, 실제로 초점을 고정한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14개 내지 15개의 문자를 볼 수 있고 히브리어를 읽는 경우에는 왼쪽 방향으로 14개 내지 15개의 문자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은 중심시와 중심와 주변부 시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언제나 전방에 놓인 것을 미리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미리 보고 나면 0.001초 뒤에 인지가 보다 쉽게 이루어지고 그래서 자동성에 더욱 크게 기여하게 된다. 

시각 및 문자 표상 프로세스 중 많은 부분이 0.1~0.15초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러고 나서 0.15초와 0.2초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전두엽의 집행 체계와 주의 체계가 활성화된다. 여기가 바로 그다음에 일어날 안구 운동의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다. 0.25초에 집행 체계는 문자나 단어의 형태에 충분한 정보를 얻었으므로 안구의 새로운 단속성 운동을 진행할지 아니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므로 뒤로 되돌아갈지를 판단한다. 뇌 진화를 촉진하는 독서라는 행위에는 이렇듯 시각피질, 대뇌피질의 영역과 운동을 관장하는 소뇌 작동인 안구 운동이 자동화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