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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불확실한 보상 좋아, 핸드폰 중독, 도파민 마케팅

by 빛의 라 2024. 2. 25.

쾌감의 호르몬 도파민은 불확실한 보상을 가장 좋아한다. 게임, 도박, 핸드폰에 중독되는 이유는 예상치 못한 보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상업적으로 고객에게 뜻밖의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도파민 마케팅이 늘고 있다.

도파민이 불확실한 보상을 좋아하는 이유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은 보상에 따른 쾌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다. 보상 중에서도 불확실한 보상에 폭발적으로 분출된다. 카지노의 슬릿머신과 비디오 포커 기계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이유도 이 불확실한 보상에 대한 희망 때문이다. 우리 뇌는 왜 이토록 불확실한 보상에  열광하는 걸까?

진화론에 따르면 모든 동물은 불확실한 보상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이유는 식량이 부족했던 우리 선조는 생존을 위해 사냥을 했는데, 사냥은 목숨을 걸 만큼 위험천만하다. 사냥은 매번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부족 전체가 먹을 수 있을 만큼 큰 사냥감을 발견하고 사투를 벌여 결국 먹이를 획득했을 때, 선조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폭발했을 것이다.  이 쾌감이 바로 우리 뇌가 고안한 보상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물과 식량을 찾아야 했고 짝짓는 대상을 찾는 그 모든 여정은  불확실하다. 때로는 참혹한 실패가 예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행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 쉬지 않고 도전하고 버텨야 생존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도파민은 성공 가능성이 낮고 혹은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선조들에게 도전할 동기를 불어넣었다. 힘들었지만 획득했을 때, 맛보았던 쾌감이 뇌에 각인되었고 다시 그 쾌감을 맛보기 위해 도전했던 것이다. 쾌감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원들을 얻었다.

만약 인간의 뇌 구조가 확실한 보상에만 이끌리도록 설계됐다면, 인류는 아무런 시도도 하지 못한 채  굶어 죽었을 것이다. 600만 년 전 선조들의 뇌와 우리는 다르지 않다. 그래서 유전된 우리 뇌의 도파민은  불확실한 보상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이다. 

 

핸드폰 중독

 

'핸드폰 중독'이 점차 사회의 담론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우리는 이제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부터 손에 쥔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혹은 문자나 카톡, 동영상 시청, 정보를 얻으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핸드폰을 본다. 필요한 정보가 있어 검색하려고 했다가 다른 것까지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험을 많이 했을 것이다.

왜 우리는 핸드폰에 중독 되는 걸까? 위에서도 말했듯 우리는 불확실한 보상에 도파민이 더 많이 분출된다. 핸드폰의 어떤 특징이 도파민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검색하다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 속에서, 가끔 유용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이 어쩌다 얻는 보상이 핸드폰에 정기적으로 손이 가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한 언제 누구에게 카톡과 문자 메시지를 받을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우리의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게 한다. 요즘에는 보통 15초~1분 내의 짧은 영상 숏폼이 대세다. 2016년에 출시된 '틱톡'의 유행을 시작으로 유튜브의 숏츠, 인스타그램의 릴리 등 다양한 숏폼 플랫폼과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0분보다 긴 영상은 영상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다음 내용을 자연스레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길어야 1분인 짧은 영상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김과 동시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내용 전개를 즉각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이러한 핸드폰의 여러 기능 때문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활발해지는 도파민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도파민 마케팅 

 

도파민 마케팅이란 소비자에게 뜻밖의 재미를 주는 것이 포인트다. 유튜브가 2020년에 1분 이내의 영상 숏츠를 선보인 이후, 유튜브 시청자 뷰의 80퍼센트 이상이 숏츠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극적인 재미를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었다. 앞에서 도파민은 불확실한 보상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마케팅 방법은 이를 적극 활용한다. 소비자의 취향이 중요한 식음료 시장에서 뜻밖의 재미를 더하는 방식이다. 미국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서는 '랜덤 음료 주문 방식'이 있다. 손님이 메뉴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키오스크 너머에 있는 직원에게 " 당신이 좋아하는 음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음료를 받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 재미를 준다. 평소 잘 마시지 않던 음료를 받게 되더라도 이 새로운 경험만으로도 즐거움을 얻는다. 서울 성수역 근처에 위치한 술집 '무근본'은 메뉴판 문구가 특이하다. 일반적으로는 특정 요리 이름을 적는데, 여기는 '유튜브 보고 연습 중인 것', '야, 이거 뭔데 맛있냐'라는 식이다. 이름만 보고서는 어떤 음식이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재미의 포인트다.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스쿱 마켓' 놀이가 인기다. 스쿱은 아이스크림을 덜 때 사용하는 작은 국자라는 의미다. 스쿱마켓은 캐릭터 스티커, 슬라임 파츠, 크록스 자비츠, 말랑이 등 작고 귀여운 문구류 제품이나 사탕, 젤리, 껌 같은 작은 간식을 커다란 상자에 담아두고 스쿱으로 퍼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스쿱의 개수로 주문한다. 물건을 구매한 택배 박스에 무엇이 올 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주문하는 순간부터 도착한 박스를 뜯어보는 순간까지 기대감은 점점 더 커진다.

재미와 불확실성에 열광하는 우리 뇌의 특성을 활용한 도파민 마케팅이 다양한 분야에서 증가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