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표를 정하면 우리 뇌는 인지 방식을 변화시킨다. 오감을 통해 취합된 모든 정보를 목표 달성으로 모은다. 목표 설정은 우리에게 즐거움과 통제감을 주어 스트레스가 적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목표를 정하면 쾌감의 호르몬 도파민이 나오는 것이다.
목표와 인지 방식 변화
목표를 세우면 우리 뇌의 인지방식이 변화한다. 우리 뇌의 전전두피질은 목표지향적인 행동을 담당한다. 어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전전두피질이 결정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다양하고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가 목표를 정하고 결정을 내리면 전전두피질는 곧 무의미하고 산만하게 만드는 정보들을 무시하고 목표를 완수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도록 한다. '천재나 똑똑한 사람들은 뇌 전체를 사용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10퍼센트만 사용한다'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틀린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뇌 전부를 사용한다.
어떤 목표를 정하기로 결정하면 전전두피질은 뇌의 나머지 부분들이 세계를 인지하는 방식을 바꾼다. 보고 듣고 냄새 맡는 방식을 바꾼다는 말이다. 모든 감각에는 각 감각을 전담하는 감각피질이 있다. 시각피질과 청각피질 등이 그것이다. 목표를 정하면 전전두피질은 하위피질들에게 무엇을 무시하고 어떤 것에 주의를 집중하라고 지시한다. 무의미한 정보에 반응하는 것을 억제하고, 중요한 정보에만 반응하도록 활성화의 속도와 양 모두를 증강시킨다. 목표와 관련한 정보에만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말은 허황된 게 아니라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이다. 뇌의 자원을 특정한 무엇을 찾는 데 몰아주어 성취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간혹 우리는 현실에 처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방법은 있다. 그저 우리가 무의미한 세부 사항에 주의가 분산되어 그 방법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목표의 장점
목표 설정의 장점은 첫째, 즐겁다는 데 있다. 대개 우리는 좋은 일이 일어날 때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장 큰 행복을 느낄 때는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다. 스스로 노력하여 원하던 직종을 구하면 누군가가 생각지도 않은 일자리를 제안했을 때보다 더 보람차다. 도박 게임에 스스로 판돈의 액수를 거는 경우와 정해진 액수를 받는 두 경우의 실험을 진행했다. 판돈을 얼마나 걸지 결정할 때, 참가자들의 뇌에서 전방대상피질과 섬엽, 선조체, 해마의 활동이 증가했다. 즉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하고, 감정적으로 더 깊이 개입하도록 하며, 기억력을 향상한다는 뜻이다.
둘째, 통제감이 생긴다. 자신이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면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진다. 통제와 스트레스 반응 실험에서 쥐 두 마리를 짝지어 놓고 무작위로 꼬리에 작은 충격을 가했다. 쥐들의 꼬리는 하나의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동일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A쥐는 충격이 오면 쳇바퀴를 돌려 충격을 멈출 수 있게 했다. B쥐는 A쥐가 충격을 멈출 때까지 하릴없이 기다려야 했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A쥐는 상당히 잘 지냈지만, B쥐는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
셋째, 걱정과 불안이 줄어든다. 전전두피질이 검토해야 할 잠재적 상황이 너무 많으면 걱정과 불안이 생긴다. 한 가지 길로 정해지면, 전전두피질이 최적화해야 할 변수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작은 목표부터 설정해보자. 때로는 정해진 경로를 바꿀 상황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처음에 내린 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 삶의 어떤 부분에 단호히 결정을 내리면 다른 부분에 대한 결단력도 커진다는 연구가 있다. 한 가지를 선택했으면 그것을 밀고 나가자. 망설이지 말자.
목표와 도파민
아직 보상을 얻기 전의 상태, 즉 목표를 세우는 단계에서 도파민이 나온다. 도파민은 중뇌의 복측피개 영역에 있는 A10이라는 신경핵에서 생성된다. A10에서 생성되는 도파민 신경계는 욕구가 충족되었거나, 충족되리라고 예상될 때 활성화되어 쾌감을 느끼게 한다. 이 '쾌감'과 '행동'이 연결되면서, 보상을 얻었다면 다시 쾌감을 얻기 위해 그다음에도 같은 행동을 하려는 동기부여가 강화되는 것이다. 그래서 도파민은 '목표를 설정했을 때'와 '목표를 달성했을 때' 이렇게 두 번 나온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고급 음식점에 갔을 때를 떠올려보자. 메뉴판을 훑어보는 과정에 이미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시상하부에 있는 '섭식 중추'를 자극한다. 그리고 실제로 주문한 음식이 맛있었다면 도파민이 추가로 또 나온다. 그래서 우리 뇌는 '다음에도 이 가게를 와야겠다'라고 다짐하는 것이다.
두 번 분비되는 도파민의 쾌감을 맛보려면 이 사이클을 목표 설정에 적용하면 된다. '목표를 세우는 습관'을 들여보자. 이 때의 목표는 '10년 후의 자아상'처럼 긴 시간이 지나 후에야 얻을 수 있는 보상이라면 효과가 없다.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워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하여야 한다. 큰 목표를 이루기 원한다면 하루, 한 주, 한 달이면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 들로 나눠야 한다. 이런 작은 목표를 '마일스톤'이라고 한다. 마라톤 경기에 구간을 알려주는 표지를 말하는데, 마라토너들은 그 표지를 지나면서 중간중간 성취감을 느끼고 결국에는 완주한다. 이렇게 작은 목표, 해낼 수 있을 정도의 목표를 설정해도 강력한 동기부여와 함께 도파민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