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과거 성정체감장애라 불렸던 트랜스젠더가 주인공이다. 실제 트랜스젠더가 살해당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024년 현재,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논란 중이다. 선천론자들은 유전, 뇌구조나 뇌기능으로 생물학적 증거를 제출하고, 반대론자들은 정신병적 문제이기에 치료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랜스젠더에 대해 알아본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1999년 개봉한 미국 영화로 힐러리 스왱크가 열연하여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성전환 수술을 아직 받지 않은 FTM트랜스젠더가 살해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트랜스포비아의 끔찍함을 알리는 영화로 여러 상을 받았으며 2019년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등재되었다.
주인공 티나 브랜든은 사고뭉치인 삶을 살다 수배를 피해 남장을 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성별 정체성을 남성으로 자각하게 된다. 이후 브랜든 티나라는 남자로 생활하며 친구도 사귀고 라나라는 육감적인 여자와도 사랑에 빠진다. 두 친구(남자)는 브랜든과 처음에는 친구가 되지만, 나중에 그녀의 성정체성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강간하고 죽인다. 납치되어 죽임을 당하기 전, 브랜든은 위험한 상황을 경찰에 알렸는데, 보안관의 심문은 사건 자체보다 브랜든의 성전환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며 사건과 관계없는 질문만 한다. 슬프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한 현실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 브랜든 티나를 미화하지는 않는다. 단지 해부학적으로 정의된 성과 자신에 대한 깊은 인식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흔히 동반되는 혼란, 낙담, 비애, 절망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생리를 시작했을 때 낙담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양말을 말아서 만든 모조 페니스를 사용해 남자로 가장하려는 브랜든의 노력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두 남자 존 로터와 마빈 니센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증오, 동성애 공포증을 세밀하게 보여주었다. 성전환증에 관한 더 깊은 이해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성별불쾌감
현재 불리는 '성별불쾌감'은 과거에는 '성정체감장애'라고 불렸다. 이는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해부학적 성과 정신적인 성적 주체성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성전환증'이라고도 한다. 자신이 어느 쪽 성에 속하는지 인식하는 것을 성적 주체성이라고 하는데, 보통 18개월에서 3살 사이에 확립된다. 정체감의 문제는 주로 유년기에 시작되지만, 진단은 사춘기에 이른 후에야 내려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해부학적 성에 완전히 반감이나 불편감 및 부적당성의 느낌을 지속적으로 갖게 된다. 그 결과 자신의 생식기를 없애 버리고 싶은 욕망과 정서적, 신체적 및 성적으로 반대의 성으로 살고 싶은 끊임없는 욕망이 최소 2년까지 지속된다. 성정체감장애의 흔한 공존질환인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다.
DSM-4에서 '성정체감장애'라는 진단명을 사용했으나, 2013년 개정된 DSM-5에서는 이를 '성별 불쾌감'으로 재분류하였다. 이는 '장애'라는 단어로 발생하는 정신병적 낙인효과를 없애고자 한 것이다. 또한 2018년 6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성별불일치'를 국제질병분류의 질병에서 제외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의학적으로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관심이 싹트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전환증 현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싹트기 시작한 것은 1953년 뉴욕 데일리에 실린 '크리스틴 조겐슨'의 성전환 수술 이후부터다. 원래 이름이 '크리스틴 요르겐센'이었던 그는 1953년 25세의 나이에 당시 성전환술을 선구적으로 행하던 덴마크의 코펜하겐 병원에서 성전환술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와 일약 스타가 되었다. 크리스틴을 따라 성전환을 하려는 사람이 증가하였다. 1970년대에는 그의 이야기를 다룬 '크리스틴 요르겐센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이런 시류에 편승해 1960년대 미국의 대학병원들은 성전환 클리닉을 대대적으로 설립하였다. 그러나 정확한 평가와 치료단계를 거치지 않은 성전환술은 사회적 혼란과 당사자의 엄청난 고통을 유발하게 되었다. 결국 사회적 갈등과 성전환 당사자들의 부작용과 고통에 의료소송이 끊이지 않게 되자 대부분의 클리닉은 문을 닫았다. 이후 의료진들은 성전환 수술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반성과 함께 Harry Benzamim 박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성전환 관련 학회에서 성전환술에 대한 치료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
Harry Benzamim 치료 원칙
1, 성전환 여부에 대해 두 명 이상의 정신과 의사의 명확한 심리 평가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
2. 최소 3개월 이상 심리치료,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3. 수술 전 최소 1년 이상 실제 생활 경험, 즉 복장이나 사회생활 등을 원하는 성별로 살아봐야 한다. 지속적인 호르몬 치료는 병행되어야 한다.
4. 위의 단계까지 진행 한 이후에도 수술 전에 성정체성에 대해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5. 분명한 성전환의 필요성이 판단되어야 성전환술을 받을 수 있다.
6. 수술 후에도 심리 치료 및 호르몬 치료 등 치료원칙에 준하여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추후 야기될 혼란과 당사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다.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성을 포기하고자 하는 이유가 진정한 성정체성의 문제도 있지만, 때로는 정신과적 문제나 특정 인격장애에서 일시적으로 성을 포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성전환술이 당장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본인의 문제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자신의 성정체성이 타고난 육체적 성과 맞지 않고, 반복된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되며, 가정이나 사회에서 반대의 성으로 성장하고 생활하는 경향이 강하다면 당사자는 심각한 성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한해 성전환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트랜스 젠더
트랜스젠더(Transgender)는 과거에는 '성정체감장애'로 불려졌다. 명칭이 바뀌면서 인식도 달라졌다고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 중이다. 트랜스젠더 선천론과 DSM-4로 분류되던 정신병적 질병으로 보는 관점이 공존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선천론을 주장하는 진영은 유전자나 태아기 때의 호르몬 노출 등의 생물학적 요인을 증거로 제출한다. 예를 들어, NR3C4라고 하는 안드로겐 수용체는 테스토스테론의 결합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남성정체성 확립에 어려움이 있다. 반대로 여성에 한정된 CYP17 T-34C 대립유전자 분포의 감소를 가진 사람은 여성정체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 외에도 뇌가소성, 양육 및 트라우마, 심리적, 행동적 요인 등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도 존재한다.
그래서 선천론자들은 성 정체성 또한 출생 시 피부색, 인종, 성별, 국적, 민족 등을 타고나듯 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기본적 특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는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를 이유로 차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다른 진영에서는 '성전환증'은 치료를 받을 만한 정신 질환이며, 성을 전환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고 성전환을 조장하는 사람들은 정신질환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결론
수만 명의 환자들이 성전환수술을 받았음에도 이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성전환증은 생물학적 여성보다 생물학적 남성들에게 더욱 자주 발생하며, 남성들이 수술을 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들은 수술 전이나 후에 이성애자, 동성애자 또는 무성애자일 수 있다. 이러한 환자를 다루는 많은 전문가들은 그들에게 성행위 자체는 이차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트랜스젠더의 핵심은 성정체감이지 성행위가 아니라고 말하는 전문가의 말에 여지를 두고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