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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없는 날의 손의 뜻, 유래, 의미

by 빛의 라 2024. 9. 7.

한국의 전통 민속신앙에는 여러 신적 존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져 왔다. 그중에서도 '손 없는 날'이라는 개념은 한국 전통문화에서 중요한 날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 '손'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손 없는 날'의 유래와 그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손 없는 날

 

 '손'의 뜻

 

한국에서  '손 없는 날'에서 '손'은 물리적인 손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손'은 고대 신앙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나쁜 기운을 상징하는 신적인 존재 혹은 악귀를 뜻한다. 즉, '손'은 일종의 초자연적 존재로서 인간의 삶에 해를 끼치는 나쁜 기운이나 재앙을 가져다주는 존재다. 악귀들은 음력 1, 2일에는 동쪽에서 활동하고 3 ,4일에는 남쪽, 5, 6일에는 서쪽, 7, 8일에는 북쪽에 있으며서 사람들을 훼방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9, 10, 19, 20, 29, 30일에 하늘로 올라가기 때문에 이 세상에 없는 날이다. 따라서 이사를 하거나 먼 길을 떠날 때, 혹은 집안의 모든 중대한 일을 하는 날짜에 그 방위에 손이 없는 날이거나, 사방에 손이 없는 날을 선택한다.

 

'손 없는 날'의 유래

 

첫째는 '손'을 '손님'의 줄임말로 본다. 과거, 생활이 지극히 궁핍한 시절에 손님이 집으로 찾아오면 접대하지 않을 수 없는 도덕관념에서 접대는 해야 하는데, 물품이 없고 해서 곤란을 겪었다. 손님이 오면 반갑다는 생각보다 접대하기 어려운 점을 생각해서 두렵게 여긴 것이다. 따라서 '손'이란 말은 공경은 하지만 멀리했으면 좋겠다, 두렵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난치병으로 알려진 천연두를 '손님' 혹은 '마마'라고 불렀다.

 

두 번째는 중국 고대서인 <주역>의  64쾌 중 41번째에 있는 유교기호, 괘명에서 유래했다고 본다.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진다. 중국의 서주 시대에 앞날을 점치는 것에 대해 서술한 기록이다. 우주의 질서를 체계화, 도식화, 수량화하여 미래를 예측하려는 의도, 우주만물의 변화를 담은 철학서, 마음을 닦는 수양서의 기능을 한다.

손괘의 '손'은 덜어낸다는 뜻을 가진다. 괘상은 산 아래 연못이 있는 형상인데, 이것은 아래에 있는 연못 바닥을 파서 그 흙을 산 위에 보태어 높여 주는 것을 표상한다. 이와 같은 손괘의 상은 사회적으로 말한다면 하층부를 이루는 민중들을 수탈해서 상층부를 이루는 지배층을 살찌우는 것을 상징한다. 결과적으로 손괘의 의미는 국가 전체의 커다란 손실을 가져온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공자는 이 괘를 수양론적으로 해석하여 군자는 그릇된 감정과 지나친 욕구를 덜어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결론적으로 손괘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유래설에서 알 수 있듯 '손'은 피해야 할 존재로 해석된다. 이 개념은 점차 '손 없는 날'을 상정하여 한국의 전통 민속신앙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고 오랜 세월 구전되어 내려왔다.

 

'손 없는 날'의 의미

오늘날에도 '손 없는 날'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사나 결혼 같은 중요한 행사를 계획할 때 사람들은 여전히 '손 없는 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신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손 없는 날'의 개념은 또한 사람들에게 나쁜 기운이나 재난으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반영한다. 사람들이 중요한 일을 앞두고 누구나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고 하지만, 예기치 못한 요인까지는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옛 선인들은 그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손 없는 날을 선택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고자 했다. '손 없는 날'은 단순한 미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개인의 능력 밖의 일들에 대한 보호와 안전을 기원하는 한국인의 마음을 잘 반영하는 문화적 요소로 볼 수 있다.

 

마무리

한국의 전통 신앙에서 유래된 '손 없는 날'은 악귀나 나쁜 기운이 활동하지 않는 날을 의미하며, 이사나 결혼 등 중요한 일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날로 여겨진다. '손'은 물리적인 손이 아닌 나쁜 기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이러한 '손'이 없는 날을 통해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자 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손 없는 날'을 중요시한다. 미신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왕이면 중요한 일을 앞두고 날짜를 선택할 때 찜찜한 여지를 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사업체에 이삿짐을 옮겨달라고 부탁할 때, 비용은 손 없는 날이 평일보다 비싸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 예약이 마감되는 등 특정 날짜에 대한 인기가 높다. 

이는 한국 전통문화의 지속성과 현대인의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손 없는 날'의 개념은 한국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 박힌 전통 신앙의 일환으로서, 일상 속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