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신호와 연결된다. 신호 전략을 활용하면 습관형성에 도움이 된다. 습관 하나에 다른 습관 한 가지를 더하는 방법이 덮어쓰기 전략이다. 그리고 초기 습관 형성에 좋은 방법은 신속한 보상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습관의 신호 전략
습관은 신호에 튀어나온다. 그래서 신호를 활용한 신호전략을 쓰면 좋다. 인간의 뇌는 외부의 신호를 놀랍도록 잘 포착한다. 우리는 배가 고플 때 거리의 간판 중 음식점만 눈에 들어온다. 목이 마를 때는 시원한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광고를 홀린 듯 바라본다. 신호는 기본적으로 과거의 보상 위에 만들어진다. 흡족한 보상을 얻은 경험이 있다면 그 보상을 연상하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을 잽싸게 포착해 기억 속에 저장한다. 인간의 신경 시스템은 보상을 얻을 때 매우 활발하게 반응한다. 뇌는 보상과 그 상황을 통째로 기억한다. 즉 '보상'과 '신호'를 연결하는 것이다.
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상을 안겼던 신호에 먼저 반응한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떠올리면 된다.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종을 울렸는데, 나중에 개는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렸던 고전적인 실험 말이다. 인간 역시 극단적으로 말하면 신호의 노예라고 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신호는 부엌이다. 부엌에 들어서는 순간 커피를 내리거나 타는 과정은 자동적이다. 그러나 출장이나 여행으로 부엌이 없는 상황에 처하면 자동화에 마찰이 생긴다.
신호는 습관을 유발하는 트리거 역할은 한다. 반복되는 습관은 신호가 잘 설정되어 있다. 밤마다 야식을 시키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배달 어플이 신호가 된다. 흡연하는 사람은 주머니에 항상 있는 담배와 라이터, 흡연하는 친구가 신호가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야식과 흡연에 대한 반복 행동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는 신호가 된다. 신호를 다시 배치하거나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그에 해당하는 반복 행동은 줄어든다.
덮어쓰기 전략
덮어쓰기 전략은 기존 습관에 새로운 반응(습관)을 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우리에게 정착된 강력한 자동화에 그저 새로운 단계를 하나 더 추가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새로운 행동이 기존의 행동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 사이에 마찰이 끼어들면 습관으로 정착되기 어렵다.
미국 화재예방협회에서는 서머타임(여름과 겨울의 낮 시간 변화에 따라 시간을 조정하는 제도)적용을 위해 시계를 조정할 때 화재경보 장치의 배터리도 교체한다. 시곗바늘을 조정하는 습관에 배터리 교체라는 새로운 습관을 더한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1년에 두 번은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교정할 수 있었다. 미국은 이 캠페인을 배터리기술이 충분히 발달할 때까지 좋은 사회적 습관으로 정착시켰다.
덮어쓰기 전략은 비즈니스 분야에서 노골적으로 활용되는데 이러한 전략을 편승 마케팅이라 한다. 각기 다른 두 기업이 협력하여 보완 상품의 신호로 활용하는 기법이다. 기업 '이베이'와 '페이팔(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결합은 미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예를 찾자면 비타민약 복용습관이 있다. 먹는 것을 깜빡하고 자꾸 잊는다면 약통을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고,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체크하는 습관에 비타민 복용을 추가하면 된다. 집에서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아령을 집어들 수도 있다. 통화를 길게 하는 친구는 더 효과적이다. 통화를 하던 습관에 아령 운동을 덮어씌우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통화가 긴 친구의 벨이 울리면 물티슈를 집어든다고 한다. 통화를 하면서 평소 잘 닦지 않는 창틀이나 문틈 청소를 더한 것이다.
신속한 보상 전략
신속한 보상 전략이 습관형성에 유효한 이유는 도파민은 분비 후 1분 이내에 습관학습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즉 2주 후에나 받게 될 상여금이나 3개월 뒤 누리게 될 우승의 영광보다는 방금 나온 고소한 빵이 습관 형성을 더 촉진한다는 뜻이다. 빠른 시간에 사라질 도파민이 '상황'과 '반응'을 결합해 시냅스 안에 저장되도록 유도하려면 뇌가 신속한 보상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 신속한 보상 전략이 습관이 만들어질 기본 조건이다.
노르웨이의 오슬로 시는 쓰레기를 넣으면 '퐁당'하는 소리가 나는 쓰레기통을 공원을 설치했다.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주변의 쓰레기를 주워 자꾸 던졌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빈민촌 아이들에게 '손 씻는 습관' 을 들이기 위해 투명 비누를 나누어 주었다. 비누 속에는 플라스틱 물고기와 공 같은 작은 장난감이 박혀 있었다. 아이들에게 손을 열심히 닦으면 장난감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아이들은 화장실에 다녀와서, 식사를 하기 전 후 열심히 손을 닦았다. 비누가 닳을수록 장난감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두 상황 모두 '재미'라는 신속한 보상이 따라왔다.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운동을 계획한다면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운동을 기분이 좋아지는 재밌는 활동이라고 여긴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헬스장을 갔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저 자신을 채찍질하며 간신히 발걸음을 뗀 사람들은 지속하지 못했다.
운동 외에도 습관이 되길 원하는 행동이 있다면 자신에게 신속한 보상을 줄 수 있는 재미와 흥미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