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레날린은 투쟁과 도피의 호르몬이다. 주로 뇌 이외의 신체장기, 특히 심장과 근육을 수축시켜 신체 기능을 순간적으로 향상한다. 그리고 기억력과 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은 공포, 불안 상황에서 교감신경의 지령을 받아 부신수질에서 분비되는 '투쟁'과 '도피'를 돕는 호르몬이다. 아드레날린이 혈액을 타고 방출되면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가면서 근육으로 퍼진다. 혈당을 높이고 동공이 확장되며 뇌의 각성도와 주의 집중력을 높인다. 노르아드레날린과 아드레날린은 둘 다 공포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 호르몬'이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노르아드레날린은 주로 뇌와 신경계를 중심으로 활약하고, 아드레날린은 뇌 이외의 신체장기, 특히 심장과 근육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아드레날린은 집중력 증강효과와 기억정착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어 뇌 내 정신기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샤우팅 효과'는 소리를 지르면 뇌가 자극을 받아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는 실험 결과다. 그래서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시합 전에 소리를 크게 지른다. 단순한 기합 소리 거나 '파이팅'을 외친다. 아드레날린으로 심리적 단합을 꾀하는 동시에 근육에 힘이 솟게 하는 것이다. 이때 소리는 꽤 커야 한다. 배에 힘을 주고 뱃속에서 쥐어짜듯이 소리를 질러야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뉴스에서 가끔씩 사건사고 현장에서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가족, 친구, 이웃을 구한 사람들이 소개된다.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 혹은 막다른 골목이다 싶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순간에 분비되는 이 아드레날린이 바로 초인적 힘의 원천이다. 그 결과 신체기능과 집중력이 향상되어 평소 실력 이상의 힘이 발휘된 것이다. 그리고 욕설을 내뱉거나 분노하면 체내 아드레날린 농도가 올라간다.
결국 아드레날린의 역할은 우리 몸이 승부나 결투, 도전을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물질이다. 뇌와 몸이 최고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근육을 긴장시키고, 뇌의 각성도를 올려준다.
아드레날린의 두 얼굴
아드레날린의 두 얼굴에 대해 알아보자.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이므로 스트레스에 반응해 빠르게 분비된다. 이 호르몬들로도 스트레스에 대처하지 못하면 뇌하수체에서 ACTH(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이 분비되고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코르티솔도 스트레스 반응에 구급차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면 나쁜 호르몬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은 순환기계, 내분비계, 면역계 등 전신에 작용하여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지켜준다.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은 낮에는 많이, 밤에는 적은 양이 분비된다. 깨어 있을 때 대면하게 되는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이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분비되는 것이다. 따라서 적정량의 아드레날린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높이고, 신체 기능과 근력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과잉분비가 되면 이성을 잃고 폭주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스포츠 선수의 "근육이 돌처럼 굳어서 생각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는 인터뷰를 볼 때가 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근육에 혈액이 과도하게 몰리고 혈압이 지나치게 상승한 결과다. 격투기 시합에서 쓰러진 선수를 공격하는 것은 반칙이다. 그럼에도 승기를 잡은 선수가 쓰러진 선수를 계속 공격하는 이유는 역시 아드레날린 과잉 증상이다. 생각의 고삐를 놓치게 된다.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너무 화가 나면 마구 말을 뱉어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데 중단하기가 어렵다. 아드레날린 과잉이 우리로 폭주하게 만들어 머릿속이 텅 빈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조절법
이성을 잃고 폭주하여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아드레날린 조절법을 배워둬야 한다. 낮에는 교감신경의 자극으로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된다. 그래서 밤에는 확실히 아드레날린 스위치를 꺼야 한다. 부교감신경을 우위로 전환시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잠들기 1~2시간 전이 중요하다.
첫째, 흥분되는 오락은 적당히 한다. 위에서 말했듯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스릴이나 흥분으로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러므로 잠들기 전에는 액션영화나 호러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목욕이나 샤워는 40도를 넘지 않는 물에서 한다. 40도가 넘으면 교감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에서 반신욕을 하면 부교감 신경이 활동한다. 셋째, 잠자기 전에 격렬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 밤 10시 이후나 그보다 늦은 시간에 격렬한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교감신경 스위치를 켜둔 채로 잠자는 것과 같다. 잠자기 전 운동으로는 스트레칭이나 요가처럼 움직임이 적고 가벼운 운동이 좋다. 심호흡이나 복식호흡도 근육이 이완되고, 부교감신경이 기능하게 된다. 넷째, 밤늦게까지 야근하지 않는다. 야근을 하고 오면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게 되는데, 업무로 긴장되었던 몸과 뇌가 아직 이완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질 좋은 수면으로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섯째, 잠들기 전에 TV나 핸드폰 화면을 보지 않는다. 인간이 처리하는 정보 중 90퍼센트는 시각을 통해 들어온다. 이 시각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뇌는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낮동안 방대한 시각정보를 처리하느라 지친 뇌를, 집에 돌아와서까지 피곤하게 하지 말자. 그리고 TV는 신경을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밤에 아드레날린 스위치를 끈 후 질 좋은 수면을 해야, 이튿날 다시 아드레날린의 도움으로 적절한 긴장과 함께 각자의 영역에서 집중도를 높여 효율을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