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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R 대립 유전자, 장점, 정치 성향에도 영향

by 빛의 라 2024. 2. 28.

도파민 수용체 변이 유전자인 7R 대립 유전자는 인류의 25퍼센트에 있다고 한다. 이 유전자의 장점은 탐구와 도전, 새로움을 갈구하도록 만든다. 정치 성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인보다 더 변화에 민감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지향하는 집단의 사람들은 정치 성향도 진보적이다. 

7R 대립유전자

 

DRD4는 D4 도파민 수용체의 합성을 지시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의 변이 중 하나가 7R대립유전자다. 대립유전자란 핵심 기능에 이상이 없으면서 단백질에 관한 정보가 담긴 영역만 변형된 것이어서 사람의 성격에 개성을 입힌다. 7R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도전 정신이 투철하다. 이들은 지루한 걸 못 참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새로운 경험을 찾아다닌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도파민을 자극하면 탐험 행동이 증가하는 쥐 실험 결과를 토대로 원시 인류의 이동이 도파민 영향에 의한 것이 아닐까에 답을 찾고자 하였다. 그래서 고고학이 밝혀낸 인류 이동 노선을 따라 7R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조사하였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류는 기원전 약 5~6만 년경부터  아프리카를 떠나기 시작하였다. 대립유전자의 조사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동아시아를 통과한 뒤 베링해협을 거쳐 북미에서 남미로 내려가는 경로를 따랐다. 상대적으로 일찍 이동을 멈춘 북미에서 7R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32퍼센트, 중앙아메리카에는 42퍼센트,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남미의 경우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69퍼센트로 다른 집단보다 높았다. 평균적으로 이동거리가 1,000마일 늘어날 때마다 증가 비율이 4.3퍼센트 높아졌다. 인류의 발원지 근처에서 대대로 살아온 이들의 후손 집단에서는 7R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새 정착지를 찾은 이들의 후손 집단에 비해 확연히 낮았다. 이 7R 대립유전자의 유무 실험으로 우리는 인류 조상의 이동거리를 증명할 수 있다.

아프리카를 떠난 일부는 종족 간의 갈등 때문이거나  새로운 사냥감을 따라 이동했을 것이다. 그들이 가졌던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 변이 7R 대립유전자는 생소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최대한의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들의 눈과 귀를 밝혔을 것이다. 유전자가 이주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인류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더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가 많아졌다고 추정된다.

 

7R 대립유전자의 장점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 변이 7R 대립유전자의 첫번째 장점은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정답이 보상으로 주어질 때 이 능력은 증가한다. 그래서 이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보상에 민감하고 승패에 보다 격하게 반응한다. 패배의 쓴맛이 깊게 각인되기 때문에 누구보다 기를 쓰고 승리에 집착한다. 이 유전자를 가졌던 우리 선조들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일 때마다 살아남기 위해 신속하게 생존방법을 익히고 학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새로운 스트레스에 둔감하게 한다. 우리는 환경이 변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흔히들 나쁜 변화가 주는 스트레스가 좋은 변화에 비해 클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변수는 변화의 정도다. 좋거나 나쁜 스트레스가 아니라 단지 큰 변화가 더 많은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현대 의학은 모든 질병의 근원을 스트레스로 규정한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위협적이다. 우리의 선조 중 일부는 스트레스에 예민하여 급변한 환경에서 의식주에 필요한 자원을 구하는 일을 힘겨워했다. 사냥, 채집, 짝짓기 등에서 남들보다 뒤처졌다. 그래서 그들은 자식을 낳아 유전자를 남길 확률이 낮았다. 우리의 조상 중 바로 도파민 수용체 변이 7R 대립유전자를 가졌던 자들이다. 그들은 신선한 자극이 넘쳐나는 상황을 좋아한다. 이들은 도파민이 우세한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주었을 것이다. 때문에  빠른 적응을 돕는 7R대립유전자는 점점 늘어났다.

안정적 사회에서는 도파민형 유전자가 적어진다. 반면 집단이 낯선 상황에 빠졌을 때는 도파민 시스템을 강화하는 유전자가 부족의 생존 확률을 높였다.

 

정치성향에도 영향

 

7R 대립유전자는 우리의 정치 성향 중 진보주의에도 영향을 미친다. '위험 감수, 감각 추구, 충동성, 권위주의'는 사실 도파민 항진 상태의 특징이기도 하다. 진보주의라는 말에는 '꾸준히 개선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실제로 진보주의자들은 변화를 추구한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그들은 이상주의자다. 진보주의는 오직 앞만 보고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과 그들의 팀원들은 7R 대립유전자를 가진 도파민형 인간일 확률이 높다. 그들은 정체되는 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것을 좋아하는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들이다.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며 실용성을 추구한다. <미국 정치학 저널>에 발표된 진보주의자의 성격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회문제 대부분을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진보주의 입장에 동의한다는 사람들이 83퍼센트였다. 80퍼센트의 사람들은 변화가 좋은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인들은 44퍼센트였다.

도파민과 진보주의의 연관성은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확인된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그들은 항상 더 많은 돈, 더 센 약, 더 자극적인 섹스, 더 앞선 패션을 끊임없이 갈구한다. 그들의 이혼율도 매우 높은데 평범한 신혼부부들과 비교해 6배나 많다. 그렇다면 할리우드의 정치색은 어떨까?

할리우드 연예계는 대통령 유세 기간 동안 진보주의 정당인 민주당 후보 버락 오마바에게 대략 80만 달러를 후원했다. 이와 비교해 보수주의 정당인 공화당 후보에게는 7만 6.000달러를 후원했다. 추상적, 창의적 연구에 집중하는 학계, 새로운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들의 성지 미국 대학 캠퍼스도 진보주의 색채가 농후한 곳이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공약에 따라 이성적 판단으로 정당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도파민에 따라 결정된다. 도파민 수용체 변이 7R 대립유전자는 정치 성향 중 진보주의에 동조하도록 만드는 유전자임을 확인할 수 있다.